短想

무난병

유무애 2007. 1. 14. 20:58
 

어제 퇴근길이었다.

저녁이어서 모두 라이트를 켜고 운행중이었는데,

내 앞의 서너대쯤의 차는 붉은 등이 아니고 밝은 빛이 났다.

설마 역주행은 아니고 저 불빛은 뭐지???

무지 궁금해했는데, 내 앞의 차들이 어디로 다 빠져버리고 어쩌다 내가 그차뒤에 있었는데.

차폭등이 그냥 붉은 등이 아니고 전조등같은 투명한 것이었다.

다른 색으로 치장한 차들이 조금 낯설기는 했어도 저차 주인의 취미거니

하며 크게 거슬리지 않았는데 밝은 등이 바로 내 앞에 있는데 좀 유난스럽네. 하는 불편한 마음이 나온다.

그냥 무난하게 하지.

하는데 아~ 그게 아닌것이다.

내가 무난한 병이있구나.

무난한 병, 원만한 병이 있어서.

작은 거스름(이것도 선을 그어놓은 나의 취향)에선 그런대로 넘어가는데,

크게 거슬리는걸 못마땅해했던 것이다.

그래서도 내가 창의력이 부족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졌다.

결코 튀지 않는 무난함에 빠져,

잘 사는것인양.

튀는 것에 대한 잡다한 불편함을 원래엔 튄다, 튀지 않는다는 분별이 없건마는,

내가 무난한것이 무난하다는 경계에 빠져 못마땅해했구나.

오늘도 경계는 나의 은인이 되어 병이 하나 발견되어 찐~하게 공부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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