短想

이럴수도 있구나

유무애 2007. 4. 28. 22:32

지난 화요일 밤.

재원씨가 간만에 전화하여

토요일 약속 없으면 설악산쪽 야생화보러 간다고 등산을 가자고 한다.

조금 바쁘기는 해도 시간이 될거 같아 비박에 매력을 느껴 대답을 했었다.

오늘 아침 출근 준비를 하며

5시까지 강변역에 가야되는데

갈 수 있을지 영~ 의심스럽다.

오늘도 좀 바쁘고 월욜도 바쁘고 화요일은 아지메들과

나들이를 가느라 운전을 해야되고 지금 몸이 영 피곤하기도 하고...

그래도 가자! 싶어서 등산 차림으로 나섰는데.

 

일을 하다보니

어째 머리도 좀 아파지는것 같고, 목소리도 좀 변한다.

순간 오늘밤 산에 가지 말아야하나? 이 컨디션으로 가면 안되나? 갈등이 생긴다.

예전같으면,

다녀오고 죽어라 일하면 되었는데.

이젠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 그리 멍청한 짓은 하기가 힘든다.

지금 몸은 힘들어도 코스가 좋아 가고 싶었던 마음이 너무도 간절한 터라

선뜻 접을수가 없어 여럿의 동의를 구하는데,

모두 말린다.

그리도 합리화를 시키고 싶었을까???

재원씨한테 못가게 되어서 미안하다고 다시 전화하마고 해놓고.

설탕물을 진하게 타마시고 나니

다시 살아나는데 또 마음이 가는 쪽으로 동한다.

오후 2시가 넘어 일의 상태를 보니

아무래도 오늘 나서면 다음주가 무리일거 같다.

그때서야 확실하게 마음을 접어 못간다고 주최자에게 전화한다.

 

그러구서 마음을 확인했다.

내일 죽더라도 지금 하고 싶은거 하고, 가고 싶은데 가자.

하는 사고방식으로 살면서

지금 살지 못하고 이일 저일 핑계많고 미리 당겨서 걱정하는 사람보고

흉봤는데, 오늘 내가 그렇게 살았네?

그 마음이 이 마음이었구나.

그럴수도 있는 것이었구나.

왜 그렇게 못나게 사느냐고 타박할 것이 아니었네?

나름의 생각과 계획이 있는것이었는데

내 생각의 틀에 맞추어 잘못되었노라고 비난했던 상황이 이제야 내 경우에서

확인을 해보네.

이렇게 간절한 마음으로 동하지 않을때

건방지게 공부삼아 해보지뭐, 피해보지뭐.

했던 상황들이

오늘은 정말 가고 싶었던 곳을 공부삼아 접어보며.

세상 사람들의 다양하고도 다양한 진지한 마음들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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